우리가 흔히 애호박과 비슷하다고 여기는 주키니 호박은 사실 별개의 품종으로, 풍부한 영양소와 다양한 효능을 자랑하는 채소다.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면역력 강화, 심혈관 건강 개선, 피부 건강 유지 등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1컵(약 124g) 분량의 주키니에는 칼로리 21.1kcal, 단백질 1.5g, 지방 0.397g, 탄수화물 3.86g(일일권장섭취량의 3%)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식이섬유 1.24g(4.43%), 칼슘 19.8mg(1.52%), 철분 0.459mg(2.55%), 마그네슘 22.3mg(5.31%), 칼륨 324mg(6.89%) 등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균형 잡힌 영양 섭취에 기여할 수 있다. 주키니 호박이 가진 다양한 효능을 최경 임상영양사(강북삼성병원 영양팀장)와 함께 알아본다.

1.    면역력 강화
주키니 호박에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감염과 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폴리페놀과 카로티노이드 같은 다양한 식물성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어 체내에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이러한 미량 영양소는 염증을 줄이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기여한다. 활성산소는 불안정한 분자로,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면 세포를 손상시키고 심장병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만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주키니 호박은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고 건강한 신체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눈 건강 증진
주키니 호박은 눈 건강과 시력을 보호하는 데도 효과적인 채소다. 특히, 이 채소에 함유된 루테인과 제아잔틴은 비타민 a와 함께 시력 개선과 연관이 있다. 루테인과 제아잔틴은 망막에 축적되어 백내장 및 황반변성과 같은 노화 관련 안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비타민 a는 망막 건강을 유지하고 전반적인 시각 기능을 지원하는 중요한 영양소가 된다.

3.    심혈관 건강 증진
주키니 호박에 함유된 식이섬유, 칼륨, 마그네슘, 비타민 k는 심혈관 건강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주키니 호박에 포함된 펙틴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는 소화관에서 콜레스테롤과 결합하여 흡수를 억제함으로써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ldl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과 동맥에 플라크가 형성되어 혈류를 방해하고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식이섬유는 이러한 플라크의 축적을 억제하여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다.

또한, 식이섬유는 탄수화물의 소화와 흡수를 늦춰 혈당 변동을 완화하고, 혈압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와 함께, 칼륨과 마그네슘은 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전해질이며, 비타민 k는 건강한 혈액 응고 과정을 지원하여 심혈관 건강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4.    장내 미생물군 개선
주키니 호박은 장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주키니 호박에 함유된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돕고, 이들의 활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유익균은 대장 내에서 장 건강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소화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면역 체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미생물군(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일부를 형성한다. 꾸준히 섭취하면 장내 균형을 개선할 수 있다.

5.    뼈 건강 강화
뼈 건강을 위해 반드시 유제품을 섭취할 필요는 없다. 주키니 호박을 비롯한 다양한 채소와 과일도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키니 호박에는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마그네슘, 망간, 비타민 k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마그네슘은 비타민 d를 활성화하고 뼈 속 칼슘 수치를 조절하여 골밀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망간은 뼈 연골과 콜라겐 형성에 필수적인 미네랄로, 골격 구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k는 칼슘 균형을 조절하고 뼈 무기질화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촉진하여 전반적인 골격 건강을 지원한다.

6.    신경 건강 증진
애호박에는 비타민 b9인 엽산과 비타민 b6인 피리독신이 함유되어 있어 신경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엽산은 임산부에게 필수적인 영양소로, 태아의 신경관 형성을 돕고 혈액과 세포 형성에 기여한다. 피리독신은 신경계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며, 빈혈을 예방하고 뇌 건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7.    근육 기능 향상
근육이 정상적으로 수축하고 기능을 유지하려면 칼륨과 같은 미네랄이 필수적이다. 주키니 호박에 함유된 칼륨은 근육 수축을 조절하는 전기 신호를 전달하며, 신경이 원활하게 근육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나트륨과 함께 근육 세포 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여 근육 경련, 경직, 약화 등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0년 영국 국제 학술지인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칼륨 섭취량이 높은 여성이 근육량 증가 효과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8.    포만감 유지
주키니 호박은 칼로리가 낮고 수분 함량이 높아 빠르게 포만감을 느끼고 이를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주키니 호박을 포함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은 식단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음식의 무게 대비 칼로리가 낮은 식단을 섭취하는 것을 의미하며, 적은 칼로리 섭취로도 쉽게 포만감을 느껴 과식이나 불필요한 간식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9.    소화 기능 개선
주키니 호박에 함유된 불용성 식이섬유는 소화관 내에서 거친 섬유질 역할을 하며,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주키니 호박의 높은 수분 함량은 체내에서 소화를 돕고, 영양소 흡수를 촉진하며, 변비와 같은 일반적인 소화 문제를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 꾸준한 섭취는 장 건강을 개선하고 소화 시스템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0.    피부 건강 증진
주키니 호박에는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자외선(uv)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카로티노이드는 피부의 자외선 방어력을 높여 햇볕으로 인한 화상과 피부 손상을 예방하며,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활성산소를 중화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피부 노화를 방지하며 전반적인 피부 건강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애호박과 다른 주키니 호박…파스타, 샐러드, 구이에 적합
주키니 호박은 애호박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별개의 품종으로 맛과 식감이 다르다. 최경 임상영양사는 "주키니 호박은 애호박과 다르게 단호박, 늙은 호박과도 차이가 있어 요리 활용법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애호박이 주로 한식에서 국, 전, 볶음 등에 활용된다면, 주키니 호박은 파스타, 샐러드, 구이 등 서양 요리에 많이 쓰인다. 영양학자 아스미타 바타주 임상 영양사(asmita batajoo, ms, rd)는 라이프 스타일 매체 '리얼 심플(real simple)'을 통해 "주키니 호박을 익히면 자연스럽고 은은한 단맛이 더 잘 살아나며, 생으로도 샐러드나 딥 소스와 함께 섭취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키니 호박은 가늘게 채 썰어 '주키니 누들(zoodles)'을 만들어 파스타 면 대신 사용할 수 있으며, 오븐에 구워 바삭한 칩으로 만들거나 빵, 머핀 등에 넣어 베이킹에도 활용할 수 있다.

주키니 호박은 생으로도 섭취할 수 있지만, 익히면 단맛이 더욱 살아난다. 다만, 일부 사람들은 주키니 호박을 먹은 후 돼지풀(쑥국화과) 알레르기와 유사한 반응을 경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