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과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의사 4인이 함께 알아보는, 사람의 눈 이야기. 시력을 해치는 질환과 눈 건강을 지키는 다양한 방법을 매주 소개합니다.고혈압을 오래 앓으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고혈압은 심장과 뇌뿐만 아니라 눈에도 손상을 입힌다. '망막'이라는 신경조직이 손상되는 것이다. 망막은 눈에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망막이 한 번 손상되면 원래대로 회복되기 어렵기에 망가지기 전에 잘 관리해야 한다.
이유림 원장에게 눈에 생기는 고혈압 합병증인 '고혈압 망막병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물었다.
고혈압 망막병증이란?고혈압을 앓고 있는 분이 많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에서의 성인병 유병률 1위 질환이 고혈압입니다. 만 65세 이상이면 약 65%가 고혈압을 앓을 정도로 한국인에게 흔한 질환입니다. 이만큼 고혈압 환자가 많다는 것은 망막 건강을 위협받는 사람도 많다는 이야기인데요. 고혈압이 지속돼 망막이 손상받는 질환을 '고혈압성 망막병증'이라 합니다.
고혈압이 눈의 여러 부위 중 유독 망막에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는?우리 몸은 심장에서 말초기관으로 혈액을 보내 영양과 산소를 공급합니다. 이때 고혈압이 있으면 압력도 함께 전달되며 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망막은 우리 신체에서 시간당 혈류량이 많은 조직 중 하나인데요. 고혈압으로 전신 혈압이 상승하면, 망막 속 모세혈관은 과도한 혈류가 눈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전체적으로 수축합니다. 이 과정에서 망막 혈관이 파괴되면서 혈관 내벽 손상, 출혈, 지질 침착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고혈압 유병기간이 어느 정도 되면 문제가 될까?높은 혈압이 유지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혈압성 망막병증 발생 가능성이 커집니다. 통상적으로 고혈압을 15년 이상 앓으면 망막병증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높은 혈압이 오래 지속되면 망막 속 동맥 혈관벽이 두꺼워지는 경화성 변화가 생기고, 이로 인해 망막 동맥이 좁아지고, 국소적 경련이 생기며, 삼출액, 유두 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 망막병증 증상은?초기에는 스스로 느낄 만한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무증상이기에 고혈압 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혈압이 조절되지 않고 높게 지속되면 고혈압 망막병증이 더 심해지고 그제야 시력저하나 시야장애, 두통을 동반한 안구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이런 증상을 방치하고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망막으로 가는 핏줄이 굳어버려 시력 장애가 발생하고,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가 안과를 방문해야 하는 주기는?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안과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과에서는 고혈압 망막병증을 진단하기 위해 안저검사라고 부르는 망막에 대한 전반적인 검진을 진행하는데요. 눈의 제일 안쪽에 있는 망막을 자세히 보기 위해, 검사 전 동공을 확장시키는 안약인 산동제를 넣고 검사를 진행합니다. 필요에 따라 안저촬영이나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등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고혈압 망막병증, 어떻게 치료할까.고혈압 망막병증 치료는 망막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른 식으로 진행됩니다. 먼저, 단기간에 급속도로 악화된 상태라면 약물치료를 진행합니다. 고혈압이 원인인 질환이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을 낮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망막 혈관에 손상이 발생한 경우라면, 약물로는 증세를 호전하기 어려워 레이저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현재 망막과 주변 조직의 손상 정도를 분석한 후, 레이저의 열로 불필요한 혈관을 지져서 출혈을 막는 ‘레이저 광응고술’을 진행합니다.
고혈압 환자가 눈 건강을 위해 꼭 지켜야 사항은.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시점부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씩 안과에 방문해 주기적으로 검진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혈압 망막병증 초기에는 스스로 느낄 만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항상 상기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고혈압 환자는 고혈압 망막병증 외에도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환인 당뇨 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의 발생 위험도 함께 지니고 있기에 꾸준히 검진받는 것이 중요합니다.처방받은 혈압약을 거르지 않고 복용해 혈압을 잘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내과 의사와 정기적으로 만나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는지 확인하길 바랍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유림 원장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안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