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과 전문의 최지현 원장|웨어러블 의료기기, 간편하고 가벼워 일상생활에서도 검사 수월|심전도 장시간 모니터링, 숨어 있는 부정맥 찾아우리 몸에서 쉴 새 없이 달리는 기관이 바로 심장이다. 주먹보다 약간 큰 심장은 리드미컬한 심박동을 통해 체내 구석구석에 혈액을 전달한다. 심장질환은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지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질환이 발생한다. 보통 심장 기능 이상 검사로 심전도 검사를 진행한다. 최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웨어러블 기기가 도입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가 주목받으면서 심전도 검사에도 웨어러블 의료기기가 접목됐다. 특히 부정맥을 검사하는 기존 홀터 검사기의 불편함을 해결한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가 등장하면서 부정맥 진단율이 높아졌다. 이에 내과 전문의 최지현 원장(성모푸른내과)과 부정맥 조기 진단과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심장질환 진단을 위한 검사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심장질환은 치명적이지만 기본 검강검진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렵죠. 심장질환 검사를 위한 대표적인 검사는 심전도 검사와 심장초음파 검사가 있습니다. 심장초음파 검사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초음파를 이용한 검사법으로 심장판막기능과 심근운동력 평가 능력이 뛰어납니다. 심장초음파검사로 진단 가능한 질환으로는 판막 질환, 허혈성 심질환, 심비대, 심근 질환, 심낭 질환, 수축기 및 이완기장애, 심부전 등이 있습니다.
심전도 검사는 가슴과 사지에 전극을 부착, 전기에너지를 보내 심장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로 심장의 전체적 리듬을 확인할 수 있어 맥이 불규칙한 부정맥,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질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심장질환 중 하나인 부정맥은 어떤 질환입니까?우리 심장은 늘 뛰고 있지만, 자신의 심장 박동을 인지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맥박 수가 빨라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으며 어지럽고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느낀다면 부정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정맥은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정상적인 심장은 분당 60~100회 빠르기로 규칙적으로 뛰는데, 부정맥이 생기면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집니다. 분당 50~60회 미만으로 느려지거나 분당 90~100회 이상으로 빨라지는 이상이 발생하죠.
부정맥 질환의 경우 환자의 3분의 1은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심장 관련 질환을 선별하는 기본 검사인 심전도 검사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부정맥은 증상이 불규칙하게 발현되기 때문에 부정맥 발생 당시 심전도 검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진단이 어렵습니다. 부정맥 진단을 위해 표준 12유도 심전도(누워서 양쪽 팔, 다리와 흉부에 전극을 붙이고 검사)를 필수로 진행하는데, 이는 10초 정도 기록 가능하고, 기존의 홀터 검사는 최대 24시간까지 기록할 수 있지만, 긴 시간 관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정맥 진단에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최근 기존 심전도와 24시간 홀터 검사의 단점을 보완하고, 연속으로 장기 심전도 검사가 가능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q.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란 무엇이며, 기존 홀터 검사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홀터 검사는 일상 활동 중 심전도를 24시간 연속해서 측정하는 것으로, 표준 12유도 심전도 검사에 비해 심장질환 검출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24시간 동안 무거운 장비와 다수의 전극을 착용하고 생활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었어요. 기기가 무겁다 보니 파손되기 쉽고, 소독 등 관리가 어려워 환자에게도 부담감이 존재했습니다. 장비 가격도 비싼 편이라서 접근성도 떨어졌고요.
간헐적으로 증상이 발현되는 부정맥은 대부분의 기간에 정상 맥박을 유지하는데, 이를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 검사하는 게 좋습니다. 기존 홀터 검사는 24시간으로 기록 시간이 짧은 편이라서 정확한 검사가 어려웠습니다. 웨어러블 심전도는 이러한 기존 홀터 검사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한 검사입니다.
휴대용 심전도 검사기기인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는 기존 홀터 검사 기기보다 가볍고 소형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벼운 패치형으로 흉부에 간단히 부착하여 검사 기간 동안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최소화했습니다. 최대 14일까지 연속적으로 심장 리듬을 기록할 수 있어 기존 홀터 검사 대비 오랜 시간 동안 심전도 측정이 가능해 검사 정확도 역시 높습니다. 그렇다 보니, 부정맥 초기 단계부터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고 진단율 역시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q.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 모니터링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요?심전도 검사를 자주 하는 것만으로도 부정맥의 진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부정맥인 심방세동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서 모니터링 기간에 따라 진단율이 높아집니다. 기존 24시간 홀터 검사의 진단율은 28.7%로 알려져 있는데,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로 3일 동안 검사하면 진단율은 59.6%, 1주 88.1%, 10일 이상 검사 시 96%로 진단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심전도 모니터링 기간을 늘리면 부정맥 진단의 정확도가 향상된다는 의미죠. 물론 현실적으로는 일주일 이상 검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상 발현 정도에 따라 3~7일 정도 검사하기를 권합니다.
q. 실제 의료 현장에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 활용도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외국에서는 원격 모니터링 기술이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활용이 늦어져서 아쉬운 측면이 없지 않죠. 최근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와 같은 원격 모니터링 기술이 의료 현장에 활용되고 있는데, 지속적인 심전도 모니터링은 부정맥과 이에 따른 뇌졸중, 심부전 발생 위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를 진행하며, 환자가 증상을 보일 때마다 꼼꼼하게 기록하는 편입니다. 특히 부정맥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고혈압, 만성 심장 질환, 뇌졸중, 심부전, 신부전, 심근경색, 협심증, 동맥경화 등으로 치료 중인 환자를 검사할 때 유심히 살피고는 합니다. 어떤 경우에 증상이 발현되며 그 증상과 부정맥 발생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데요. 이러한 검사 결과 분석 내용이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한 번은 심장 판막 질환이 있고,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 증상이 있어 타원에서 심전도 검사를 여러 차례 받았으나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한 환자분이 내원한 적이 있습니다. 웨어러블 심전도를 실시했고, 72시간 검사 결과 급사의 원인이 되는 심실세동 소견이 발견되어 바로 치료를 권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젊은 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심실상성 부정맥을 발견한 경우도 다수 있는 등 장기 연속 검사가 진단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을 몸소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