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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장염이라 불리는 '충수염'...복통의 주요 특징은?
극심한 복통이 발생하면 흔히 '맹장염'이 아닐까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맹장염의 정확한 명칭은 '충수염(appendicitis)'으로, 맹장의 끝부분에 위치한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10만 명 이상이 충수염으로 수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주로 10~30대 젊은 층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충수염은 전형적인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비교적 감별이 쉽지만,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진단이 늦어져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하이닥 외과 상담의사 이이호 과장(창원파티마병원)은 "맹장염은 응급 질환으로, 신속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복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충수염은 어떤 질환이며, 복통을 유발하는 타 질환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맹장 끝 충수돌기 염증이 원인...림프 비대 등 영향
맹장은 소장과 대장이 연결되는 오른쪽 아랫배에 위치한 주머니 모양의 기관이다. 대장의 일부로써 음식물의 수분과 염분을 흡수하며 몸에 유익한 박테리아들을 담고 있어 면역 기능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맹장의 끝에는 약 5~10cm 정도 크기의 충수돌기가 붙어 있는데, 여러 원인에 의해 충수의 구멍이 막혀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충수가 막히는 원인은 림프 조직의 비대, 변이나 이물질 등이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해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 림프 조직이 커져 충수돌기 입구를 막을 수 있다. 보통 어린아이나 청소년의 경우 림프 조직이 커져 충수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단단한 변이 쌓이면 세균이 증식해 염증이 발생할 수 있고, 매우 드물지만 포도씨나 견과류, 껌, 해산물 껍질 등이 충수돌기를 막아 염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맥버니점'에서 압통 발생...위장염·난소낭종 파열과 증상 달라
충수염 초기에는 구역질, 구토, 메스꺼움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다가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복부 통증이 발생한다. 이이호 과장은 "배꼽 주변이나 상복부에서 둔한 통증이 느껴지다가, 점차 오른쪽 아랫배로 이동하면서 '맥버니 점(mcburney's point)'이라는 부위에 심한 압통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맥버니 점은 배꼽과 오른쪽 골반뼈 사이의 3분의 1 정도 지점으로, 이곳을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하면 충수염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통증은 지속적이고, 기침을 하거나 움직일 때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손으로 이 부위를 눌렀다가 손을 뗄 때 통증이 심하면(반발통) 응급 상황일 수 있으며, 고열이 나면서 배 전체가 단단해지면 복막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충수염은 위장염이나 신장결석, 난소낭종 등과 증상이 비슷해 정확한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위장염의 경우 맹장염과 달리 설사, 구토, 발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신장결석은 옆구리 통증, 혈뇨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여성의 경우 난소낭종이 파열되면 충수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난소낭종의 경우 갑자기 심하고 날카로운 통증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방치 시 복막염·패혈증 위험…조기 치료가 관건
충수염은 예방 방법이 따로 없으며,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충수가 커져 있거나 터진 경우 초음파 검사가 유용할 수 있으며, 진단이 애매한 경우 ct 촬영이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급성인 경우 대개 3일 이내에 충수가 터져 주위에 고름이 고이거나 뱃속 전체로 염증이 퍼질 수 있는데 복막염, 복강 내 종양, 장 폐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충수가 터진 상태에서 방치되면 패혈증으로 발전할 위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된 치료법은 수술을 통해 염증이 생긴 충수 돌기를 제거하는 것으로 조기에 수술하면 대부분 합병증 없이 회복될 수 있다.
이이호 과장은 "수술 후에는 의사 지시에 따라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처방된 약을 복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부위는 감염 예방을 위해 청결하게 관리하고 무리한 활동은 피해야 한다. 또한, 소화가 잘 되는 음식부터 시작해 점차 정상적인 식단으로 복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술 후 통증, 발열, 출혈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