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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초보자라면 '이렇게' 뛰어보자..."대사유연성, 근육 키워"
6월은 가볍게 땀 흘리며 달리기 좋은 계절이다. '러닝'이 부담스러운 운동 초보자라면, 천천히 달리는 슬로 조깅에 도전해 보자. 대화하며 걷듯이 뛰는 이 운동은 지방을 서서히 태우고 체력은 차츰차츰 높이기에 괜찮은 대안이다.
일반적인 조깅이 여유 있는 속도로 뛰는 유산소성 운동이라면, 슬로 조깅은 옆 사람과 대화하며 뛸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달리는 운동법으로 알려져 있다. 무릎과 관절에 부담이 적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는 슬로 조깅의 올바른 방법을 양우휘 교수(차 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와 함께 알아봤다.
슬로 조깅이란?
슬로 조깅은 일본 후쿠오카대학교 운동생리학자 다나카 히로아키(tanaka hiroaki) 교수가 개발한 운동법으로, 시속 3~6km의 느린 속도로 달리는 방식이다. 걷기와 달리기 사이의 중간 강도로 달리는 슬로 조깅은 심박수를 과도하게 높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심박수가 과도하게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지속하면 에너지 회복과 지방대사가 활발해지는 '저강도 회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슬로 조깅은 한마디로 '저강도 회복 조깅(low-intensity recovery jogging)'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유럽 스포츠 과학계에서는 슬로 조깅을 '능동적 회복(active recovery)'의 한 형태로 분류하는데, 이는 가벼운 강도의 운동을 통해 신체 회복 능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걷기와 무엇이 다를까
걷기도 좋은 운동이지만 슬로 조깅은 건강에 더 많은 이점이 있다. 양우휘 교수는 "슬로 조깅이 걷기보다 더 많은 근육을 활성화한다"라고 설명했다. 근육이 활발히 움직이면 자연스레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지고, 이로 인해 산소 섭취량도 늘어난다. 우리 몸은 지방을 연소할 때 탄수화물보다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 즉 슬로 조깅은 걷기의 이점과 함께 산소요구량을 높여 지방 연소에 더 효과적인 환경을 만들고, 우리 몸의 '대사 유연성'을 향상시킨다.
대사 유연성 키워 만성질환 예방·관리에 도움
양우휘 교수는 무엇보다 슬로 조깅의 과학적 원리로 대사유연성을 강조한다. 쉽게 말해 대사 유연성이란 우리 몸이 필요에 따라 에너지원인 지방과 탄수화물을 효율적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이 저하되면 에너지 활용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며, 당뇨·비만 등 다양한 대사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 대사 유연성이 낮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 노화도 가속화될 수 있다.
양우휘 교수에 따르면, 대사 유연성이 높은 사람은 운동 강도에 따라 지방이나 탄수화물을 효율적으로 연소시킬 수 있어 대사성 질환 위험이 현저히 낮다. 결국 슬로 조깅 같은 저강도 유산소성 운동이 대사 유연성을 개선해 제2형 당뇨나 비만,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같은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슬로 조깅은 '지근'도 키운다
지근은 천천히 수축하는 근육섬유(타입 1 또는 산화적 인산화성 근섬유)다. 근육에는 우리 몸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가 많다. 마치 자동차 엔진 같은 미토콘드리아는 슬로 조깅 같은 저강도 운동을 통해 그 수와 질이 향상되어 지방을 더 효율적으로 연소할 수 있게 한다. 일상생활에 비유하자면, 작은 불로 오래 끓이는 슬로 조깅이 우리 몸의 지방 연소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고 볼 수 있다.
내장지방 감소에도 효과가 있을까
양우휘 교수는 내장지방 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내장지방은 호르몬 변화에 영향을 받는데, 저강도 조깅 같은 운동이 이런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레이닝 과학의 최근 연구에서 저강도 회복 조깅만의 내장지방 감소 효과를 직접적으로 입증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며, 사실 비만 환자나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은 어떤 운동이든 시작하면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저강도 조깅만의 특별한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저강도·고볼륨 원칙을 지켜라
슬로 조깅은 '저강도·고볼륨'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즉 강도가 낮은 만큼 운동 시간이 길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마라톤 선수들이 훈련의 80% 이상을 낮은 강도로 진행하는 원리와 같은데, 충분한 시간 동안 지속해야 유산소성 기초 능력 향상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양우휘 교수가 2021년에 건강한 성인 10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연구한 결과, 일주일에 네 번 30분씩 저강도 운동을 한 그룹은 유산소성 기초 능력 향상 효과가 없었지만, 일주일에 두 번 한 시간씩 운동한 그룹은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 따라서 슬로 조깅은 최소 한 시간 이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강도 운동은 체내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충분히 동원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실질적 효과는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부담 덜고, 꾸준히 하는 것이 핵심!
최근 러닝 열풍이 이어지고 있지만, 달리고 싶어도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고령층은 무릎 관절이 약한 경우가 많아 빠르게 달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비만한 사람은 체중 때문에 무릎과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자칫 무리해 달리면 관절이 손상될 수 있다. 슬로 조깅은 이처럼 관절 건강에 주의가 필요한 이도 비교적 안전하게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지치지 않는 속도로 달리며 운동에 재미를 붙이고, 심폐기능과 기초체력을 향상시키면 일반 조깅에도 자연스럽게 도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슬로 조깅을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까. 양우휘 교수는 "타인의 방법이나 효과가 좋다고 하는 방법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내 몸에 맞는 운동법'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한다. 슬로 조깅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 강도를 설정하고, 이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만약 나에게 맞는 운동 강도가 궁금하다면 한국스포츠과학원 같은 전문 기관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양우휘 교수는 "저강도 회복 운동 강도를 알 수 있는 웨어러블을 이용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 강도를 측정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슬로 조깅의 올바른 자세
➀ 편안한 자세로 시작하기
본인이 생각할 때 가장 편안한 자세를 찾는다. 전문가들의 자세를 무조건 따라 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몸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한 자세는 오히려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➁ 가벼운 동작 유지하기
무릎을 살짝 들어 올리고 팔을 자연스럽게 흔드는 정도면 충분하다. 과도한 근육 사용은 저강도 운동의 이점을 감소시키고, 탄수화물 소모량을 늘려 지방 연소 효과를 낮춘다.
➂ 자신만의 페이스 찾기
개인마다 체력과 운동 능력이 다르다. 시속 3~6km라는 공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저강도'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