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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국밥 먹다가" 입안과 목구멍 화상, 응급조치 어떻게?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국물이나 차 한 잔이 몸을 데우고 추위를 이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뜨거운 음식을 충분히 식히지 않은 상태로 섭취하면 입안이나 목에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뜨거운 음식을 즐기며 입안이나 목에 경미한 화상을 입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화상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위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화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뜨거운 음식을 섭취하다 화상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응급조치하는 방법을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부와 다른 점막 화상…기능 장애 회복 더 어려워
뚝배기에 담긴 찌개, 뜨거운 커피는 갓 나왔을 때 80℃가 넘는다. 이런 뜨거운 액체를 부주의하게 섭취할 때 발생하는 화상을 '열탕 화상'이라고 한다.
뜨거운 음식물을 입안에 머금고 있을 때 화상을 입을 수 있는 부위는 구강부터 인후두까지다. 두 기관은 벽이 점막으로 이루어져 열탕 화상을 입을 경우 피부 화상과 다른 점이 많다. 하이닥 상담의사 권오진 원장(핑이비인후과)은 "조직이 얇고 혈관과 신경이 풍부해 피부보다 손상에 더 민감하며, 염증과 부종이 더 빠르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치료 과정에서도 차이가 있다. 권오진 원장은 "일반적으로 점막의 회복 속도는 피부보다 빠르다"며 "그러나 심한 손상으로 흉터가 발생하거나 섬유화가 진행돼 기능적 장애가 생기면 피부에 비해 기능 회복이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강과 인후두는 피부보다 기능적 역할이 더 많아 이를 완벽히 회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식도와 기도에도 영향…수술도 필요할 수 있어
뜨거운 음식물이 구강 및 인후두를 넘어 식도나 기도에도 넘어가면 다양한 기관의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권오진 원장은 "식도에 일시적인 손상 혹은 만성적인 흉터가 발생하면 △연하 곤란 △식도 협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도 염증이 발생할 경우 후두 혹은 기도 점막에 부종이 생길 수 있다. 부종이 기도를 막으면 호흡이 어려워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상 부위에 감염이 발생하면 염증이 구강 및 인후두 주변 조직뿐만 아니라 심부 조직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심한 경우 화농성 근막염이나 농양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고, 감염이 전신으로 퍼지면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얼음이나 알코올 처치는 금물…조직 손상 유발
열탕 화상 발생 시 즉각적으로 올바른 응급조치를 시행하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수많은 연계 질환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뜨거운 것에 데었다는 생각 때문에 응급조치를 위해 차가운 것을 찾게 되지만, 아무거나 사용하면 오히려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얼음이나 알코올을 화상을 입은 입속에 넣는 것은 삼가야 한다. 급격히 차가워진 온도에 혈관이 수축해 회복이 더뎌지거나, 입안 조직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즉시 음식물을 뱉고 물 양치로 입안을 헹구는 것이다. 만약 물집이 발생했다면 절대로 터뜨리면 안 된다. 터진 물집을 통해 세균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화상이라면 화상 부위가 탈수되지 않도록 수분을 섭취하고, 상처 부위를 자극하는 음식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몇 시간 내에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응급조치 이후에도 통증∙호흡 곤란이 있거나 심한 상처가 발생했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화상 후 호흡 곤란 일어나면 응급실 내원 필요
병원에 방문하면 화상 정도에 따라 1도부터 3도 화상으로 나누는데, 1도 화상은 약간의 따끔거림과 염증 반응이 나타나고 화상 부위가 부어오를 수 있다. 2도와 3도 화상은 통증이 심하고 호흡이 어려워지며 다양한 연계 질환이 나타난다.
권오진 원장은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음식물로 인한 구강·인후두 열탕 화상으로 내원하는 환자 중 2도나 3도 화상을 입은 사례가 실제로 존재한다"며 "구강 및 인후두의 연약한 점막 조직이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인 환자들은 조기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호흡곤란 같은 기도 폐쇄 증상이 의심된다면 즉시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 권오진 원장(핑이비인후과 이비인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