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에 대한 예방인자로서 알려진 hdl 콜레스테롤이 오히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외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흔히 착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은 혈액을 순환하면서 말초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걷어 간으로 이동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hdl 콜레스테롤의 결핍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은 물론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연구팀은 hdl 콜레스테롤 역시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hdl 증가 수준에 따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최대 15%까지 증가"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2009~2012년 2년 주기 건강검진을 2회 이상 받은 40대 이상의 7만7,13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미 hdl 콜레스테롤이 60mg/dl 이상인 성인 남녀에서 hdl 콜레스테롤의 추가적인 증가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hdl 콜레스테롤의 증가가 가장 적은 4분위 그룹(2mg/dl 이상 감소)에 비하여 가장 높은 4분위 그룹(15mg/dl 이상 증가)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5%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뇌졸중 발생 위험은 26% 더 높았다. hdl 콜레스테롤의 증가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의 증가는 65세 미만, 여성, 정상체중, 비흡연자, 비음주자 및 중고강도 운동을 하는 군에서 보다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hdl 콜레스테롤의 증가는 ldl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동반하여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겠다는 가설이 있었으나 l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h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한 그룹에서도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아 이미 높은 수준의 hdl 콜레스테롤의 추가적인 증가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증가가 유력해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심혈관질환 관련 국제 학술지 ‘심혈관 당뇨학회지(cardiovascular diabe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hdl 높을수록 골절 위험 증가"최근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본 연구에 따르면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노인의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 호주 멜버른 의과대학(melbourne medical school)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 치매 등의 만성질환이 없는 70세 이상의 노인 1만6,262명을 대상으로 평균 4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골절을 최소 1회 이상 경험한 1,659명의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통해 hdl 수치와 골절과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hdl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평균 89mg/dl)의 골절 발생률이 12.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hdl이 중간 값인 그룹(평균 62mg/dl)의 골절 발생률은 9.9%, 가장 낮은 그룹(44mg/dl)의 발생률은 9.1%였다. 다시 말해, hdl 콜레스테롤이 89mg/dl인 사람들은 44mg/dl인 사람에 비해 골절 위험이 33% 가량 높은 것이다. hdl 콜레스테롤은 착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지만, 이 또한 적정할 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network)’에 게재됐다.